|
최근 양악수술을 한다는 병원들의 광고에서 ‘선수술’이란 말을 흔히 볼 수 있다. ‘수술 전 교정―수술―수술 후 교정’으로 이어지는 단계에서 수술 전 교정을 생략하고 수술을 먼저 한다는 것이다.
이 병원들은 선수술의 장점으로 힘든 수술 전 교정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치료기간도 짧아진다는 점을 들어 선수술 치료가 마치 획기적인 새로운 방법인 양 홍보를 한다. 하지만 수술 교정의 발달과정을 보면 선수술 치료는 전혀 새로운 치료법이 아니다.
수술 교정의 초창기에는 교정 치료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고, 수술 교정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교정 없이 수술을 시행했다. 그러다 보니 치아의 맞물림(교합)이 맞지 않는 기능적 문제가 생기고, 수술로 뼈가 원하는 위치로 충분히 이동하지 못해 미용적인 개선이 부족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 끝에 지금의 ‘수술 전 교정―수술―수술 후 교정’의 과정이 표준의 진료로 확립된 것이다. 물론 과거의 선수술 치료와 지금의 선수술 치료가 똑같은 것은 아니다.
그간 수술과 교정의 기술이 크게 발달했고 연구 성과도 많이 축척돼 선수술 치료로도 전보다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 그렇기에 선수술 치료가 다시 연구되고 시도되기 시작했다. 다만 중요한 전제는 치아의 맞물림이 좋은 일부 경우에서만 조심스럽게 선수술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시행되고 있는 선수술 치료는 환자의 관점에서 보면 좋은 치료가 아니다. 100% 선수술 치료가 가능하다고 자랑하는 것도, 정확한 진단을 하지도 않고 환자 얼굴만 잠시 보고 치아 모형 하나 떠서 선수술이 가능하다고 진단하는 것도 다 환자를 위한 것은 아니다. 병원이 수술환자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타협한 결과일 뿐이다. 충분한 수술 전 교정 없이 수술을 먼저 했다가 이가 안 맞아서 결국 재수술이 필요한 환자들도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선수술 치료인가를 묻고 싶다. 양악 수술이 평생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수술이고, 기능과 미용적인 면에서 장점이 많은 수술인 만큼 환자들도 서둘러 좋은 결과를 얻으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더 많이 준비하고 조심해야 안전하면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조헌제 앵글치과 교정과 원장>
|
